- 감독 : 김홍선
- 출연 : 임창정, 최다니엘, 오달수, 조윤희, 조달환, 정지윤 외
막장 인생에게도 사랑은 있다
바다 위에 어느 여객선에서 한 남자 온몸에 피를 묻힌 채로 다급하게 문을 열고 밖에 나왔다. 밖에 있던 사람들이 남자의 몰골을 보고는 경악했고 마침내 쫓던 사람들과 마주하게 된다. 그때 나선 사람이 바로 용철(허준석). 그는 남자와 대치하는가 싶더니 그대로 남자와 함께 바다로 투신해버렸다. 3년 후, 남자와 용철의 죽음으로 인한 증거 불충분으로 밀수건에 대해서만 처벌받아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영규(임창정)는 종종 마약을 밀수하기도 하는 조선족을 대상으로 장사를 하며 살고 있었다. 어느 날 뒤늦게 출근을 하는 유리(조윤희)를 보고는 왜 이렇게 농땡이냐고 쏘아붙이고는 손님을 유리에게 안내했다. 손님은 유리에게도 환불해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걸 보고 있던 영규는 캔커피 하나 건네주는 척하며 손님을 막아서고는 안된다는 말 못 들었냐고 윽박지른다. 사실 그는 남몰래 유리를 짝사랑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와중에 유리는 휴대폰으로 걸려온 전화 한 통을 받고는 갑자기 자리를 차고 나가버렸다. 아버지가 입원한 병원에 가서 장기이식 수술이 취소되었다는 말을 듣고 따진다. 하지만 병원 측은 오히려 환자가 발작증세 있다는 걸 숨겼기 때문에 퇴원해서 나가라고 통보해버린다. 좌절감을 느낀 유리는 화장실 벽에 붙어있는 장기이식 광고를 보게 되고 장기이식 중개인 동배(신승환)를 찾아간다. 동배는 수술비를 비롯한 여러 가지 비용을 포함해서 합 8000만 원만 가져오면 된다고 한다. 영규는 운반책인 준식(조달환)으로부터 마약밀매를 하던 컨테이너가 압수당했다는 전화를 받는다. 동배는 태연하게 영규가 사모하는 유리를 거론하며 유리가 지금 꽤 큰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알렸다. 결국 영규는 유리를 위해 다시 한번 장기밀매를 하기로 결심하고 운반책인 준석은 말할 것도 없고 변태 외과의사 경재(오달수), 대웅(이영훈)까지 불러들여 일을 준비했고 중국 웨이하이로 떠나는 여객선에 올라타게 된다. 하지만 이 여객선에는 유리도 타고 있었다. 한국에선 장기이식 수술을 할 수 없었기에 중국에서라도 하기로 하고 아버지와 함께 승선한 것이었다. 게다가 3년 전 사고로 다리를 다친 채희(정지윤)와 상호(최다니엘) 부부까지, 이렇게 각기 다른 사연으로 올라탄 이들을 실은 여객선은 출발하기 시작한다. 그 누구도 믿을수 없다.
반전 사업보다는 의리가 중요하다
영규 일당은 곧바로 여객선 사우나에서 일을 시작하는데 이들의 장기적출 대상자는 바로 채희였다. 채희를 납치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채희를 본 영규는 흠칫했다. 그는 바로 영화 초반 장면에서 적출 대상자와 바다에 뛰어내려 죽어버린 용철의 여동생이었기 때문이다. 영규는 장기밀매를 생업으로 여기는 중범죄자지만 장사의 도리와 인간의 도리를 입에 달고 사는 등 최소한의 양심은 있는 인물이다. 결국 그는 용철에 대한 의리를 지키고자 경재와 결탁해 적출이 끝난 것처럼 위장한 것이다. 사실 상호는 동배에게 일을 전달하는 중개인였고 이번 사건은 유리 아버지 신장과 채희의 장기들을 팔아치우기 위한 그의 계획이었다. 사실 상호는 동배에게 일을 전달하는 중개인였고 이번 사건은 유리 아버지 신장과 채희의 장기들을 팔아치우기 위한 그의 계획이었다. 그 누구도 믿을수 없다. 상호는 3년 전부터 희귀 혈액형인 채희의 장기를 빼내 팔 계획을 세웠고, 오빠인 용철의 장례식장에서 교통사고를 일으켜 채희의 다리를 빼앗았고, 보험조사원이란 입장을 내세워 채희에게 접근해 결혼까지 하며 주변의 의심을 피하려 했던 것이다.
정말 실제 이런 일이 있을까?
연출을 맡은 김홍선 감독은 사실적인 묘사와 사람들의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지하철역 등을 돌아다니며 장기밀매 광고를 보고 중개인과 접촉했고, 전국의 종합병원들을 돌아다니며 취재한 내용을 모두 담았다고 한다. 나는 임창정 영화를 좋아한다. 임창정 특유의 지질한 연기, 바보스러운 연기 이런 연기를 참 잘하는 것 같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는 진지하고 표독스러운 연기가 정말 살아 있다. 창수란 영화도 추천한다.